인형이 소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1996년 「세계의문학」가을호에 단편 〈마술사〉로 등단한 이문환이 첫 소설집 〈럭셔리 걸〉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 섹스와 폭력과 도착과 환각이 도처에 난무하는 세계, 현실과 환상이 뒤섞여 분간할 수 없는 그 기괴한 세계를 배경으로, 넘쳐나는 욕망을 가졌으나 그 욕망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진정으로 알지 못하는 인물들의 현대를 묘사하고 있다.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조식은 1년 전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 그리고 우연찮게 '혼자 살아남은 사람'만이 가입할 수 있는 '클럽'의 일원이 되고, 이 '클럽'의 크리스마스 모임에서 누군가로부터 리얼돌을 선물받는다. 인형은 꺼림칙하지만 버릴 수는 없는 물건이다. 까탈스럽기 짝이 없는 여자친구 혜정과 크게 다툰 어느 날, 어디선가 들려오는 인형의 목소리에 그는 옷장 속에 숨겨두었던 인형의 목을 매달아버린다. 그리고 며칠 후, 그는 혜정이 목을 매고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인형은 말하자면,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램프였던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