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숲에서 펴낸 열세 번째 동시집. 유년의 조각들을 정성스럽게 어루만지고 닦아 펴낸 박덕희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이다. 지나온 것들의 소중함으로 현재의 삶을 더 빛나게 그릴 수 있다는 시인의 진정성 있는 인식,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쉬게 하는 구체성 돋보이는 작품으로 가득하다. 여린 존재가 겪게 되는 더 여린 세상의 사물들을 시인은 다정한 시선으로 우리 앞에서 불러내 보여준다. 낯설게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되돌아보게 하며 사물들의 새로운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또한 언택트 시대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부여하는 작은 연대와 잔잔한 감동은 이 동시집이 가지는 가장 큰 미덕이다. 여기에 더하여 『남자들의 약속』을 쓴 이정인 시인이 그림을 맡았다. 시인의 그림이라서 이미지와 텍스트가 더욱 풍성하게 해석되었고 상상력의 깊이 또한 더해져 있다. 은은하고 절제된 그림은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를 보다 더 흥미롭게 읽히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