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전집 21권. <박씨전>과 <금방울전>은 주체적으로 살고자 했던 조선시대 여성의 열망을 환상적으로 그린 고전소설이다. <박씨전>은 병자호란을 배경 삼아 주인공 박씨의 영웅적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뛰어난 재주를 발휘함에도 얼굴이 추하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받는 박씨의 이야기는 여성이 능력보다 외모로 평가받던 당대 현실을 꼬집는다. <금방울전>의 금방울은 적극적으로 남자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금방울은 위기에 처한 해룡을 여러 번 구해주고 보호하는데, 이러한 능동성은 일면 가부장적 질서에 반기를 드는 모습으로도 읽힌다. 한편, 여성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금방울로 등장한다는 점은 여성이 방울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고서는 능동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없었던 사회의 억압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박씨전>의 작자는 미상이며, 창작 시기는 병자호란으로 인한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은 17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한편, <금방울전>은 작자와 창작 연대가 미상인 작품이다. 이 두 소설의 주인공이 탁월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모습은 당시 여성에 대한 속박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또 자유를 열망하며 사회적 제약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여성들의 삶이 두 소설에 환상적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