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 시인선' 391권. 규정되지 않고 불확정적인 것들을 노래하는 시인. 다양한 상황의 시적 재현에 공들이는, 철저하게 개별화된 시적 담론을 추구하며 시단의 한 그룹을 형성한 시인 김이듬. '육체의 감각 밑에서 시를 발굴'했던 첫 시집과 '도저하고 명랑한 자의식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두번째 시집을 거쳐, 그녀의 세번째 시집 <말할 수 없는 애인>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죽음의 환락 속으로 거칠게 틈입하는 김이듬의 '마임'은 김수영이 일찍이 건설한 '온몸-게토ghetto'의 성실한 시민, 아니 '흔들리는 난민'으로 주체를 등록하기 위한 자해와 헌정의 몸짓이다. 말과 피를 동시에 철철 흘리는 온몸의 마임. 그곳은 말할 수 없는 애인끼리의 모럴moral과 에로티시즘, 그리고 대화가 갱신되고 성숙되는 원형 공간 자체이다. 시집은 3부로 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