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한자의 기원을 밝힌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한자의 아류국의 신세에 처한 우리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글이 아니라는 오해로 한때 국민교육에서조차 외면했을 정도로 한자가 소홀히 취급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구화되어가는 생활의 양태도 한자가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아예 한자를 써서는 안된다고 목에 힘을 준다. 어려움은 이런 외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형(象形)으로부터 시작되는 한자의 특수성 때문에 동굴의 벽화와 초기의 문자는 구분하기조차 모호하며 또 고대에 존재한 것으로 이름만 존해오는 소위 녹서(鹿書), 우서(雨書), 화서(花書), 용서(龍書), 신전(神篆) 등의 문자들과 녹도문(鹿圖文), 가림다문(加臨多文), 설형문(楔形文), 쐐기문, 과두문(科枓文) 등 그 흔적만 남아있는 문자들도 있다. 이렇게 산적한 문제들로 인해 한자의 기원을 명확히 밝힌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