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봉감별곡』은 원전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 쓴 〈국어시간에 고전읽기〉의 다섯 번째 책이다. 『채봉감별곡』은 1913년에 활자본으로 처음 출간된 뒤, 1950년대까지 다수의 이본으로 출간을 거듭하며 당대 출판·문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진실한 사랑을 좇아 살고자 했던 한 여성의 모습을 당대의 사회상과 함께 진솔하고 생생하게 그리고 있는데, 무엇보다 조선 후기의 부패한 사회 현실에 대한 묘사가 아주 사실적이다. 매관매직으로 대표되는 조선 후기의 정치적 타락상과 삼정의 문란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의 부패는 각종 민란과 봉기를 불러왔다. 봉건 사회 속에서 싹트기 시작한 자본주의 상품 화폐 경제의 모습과 신분 제도의 균열상 등,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상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겪게 되는 현실의 문제와 적절히 연결시켜,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어 사랑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 내려는 여성 주인공의 삶을 더욱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