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카툰 동시. 32편의 짧은 동시와 연극적 요소가 들어 있는 카툰을 나란히 보여 주며 독자의 상상을 뜻밖의 차원으로 이끈다.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시인 최승호가 여러 모습의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동시를 썼고, 퍼포먼스를 전공한 백로라가 쓴 말풍선 글에 만화가이자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독보적인 색깔을 지닌 윤정주가 그림을 그렸다. 카툰은 동시가 던져 준 탁구공을 높이 쳐 올리기도 하고 빠르게 받아치기도, 테이블 바깥으로 떨어져 통 통 튕겨 가도록 놔두기도 하면서 다이내믹한 리듬을 만들어 낸다. 동시 속 이야기를 극적인 방향으로 비틀거나 깊은 곳으로, 혹은 더 높고 가뿐한 곳으로 이끌고 가는 카툰은 겹겹의 상상을 자극한다.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도 상관없고 거듭 읽을 때마다 곳곳에 감춰진 새로운 유머를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