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국에 6억이 넘는 인구가 사는 곳, 잉카, 마야, 아스텍 등 화려한 고대문명을 꽃피운 곳, 남북의 길이만 1만2,000㎞에 달하는 광대한 대륙. 다채롭고 풍요로운 땅이지만, 생각해보면 라틴아메리카는 늘 우리의 관심 또는 지적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있던 땅이었다. 급기야 21세기 지구의 역사에서는 변방으로 밀려나버린 대륙. “자연으로부터 축복 받은 라틴아메리카는 왜 역사로부터 저주 받았을까?”라는 첫 번째 질문이 책장을 넘기는 내내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아리다. 어떤 대상을 알아간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얻는 것과 같다.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 중심의 관심과 지식에서 벗어나 라틴아메리카라는 세계를 만나는 경험 또한 그러하다. 이 책은 멀고 생소한 라틴아메리카로 안내하는 나침판과 같다. 다섯 가지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라틴아메리카 깊숙이 들어가 있는 스스로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