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사랑한 고전 영미문학 번역서 시리즈 〈Still Classics〉 첫 번째 책, 크리스티나 로세티 시집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낭만주의 시, 어린이를 위한 시, 종교 시 등을 남긴 잉글랜드 작가입니다. 환상 동화를 연상케 하는 시 〈고블린 시장〉(1862)과 〈왕자의 순례〉(1866) 등의 작품으로 명성을 얻은 시인입니다. 삶과 신앙에 관한 생각과 고민을 탁월한 시적 감수성으로 풀어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종교 산문이나 소설 창작에도 힘썼습니다. 영국에서 잘 알려진 두 곡의 크리스마스 캐럴 〈In the Bleak Midwinter〉와 〈Love Came Down at Christmas〉의 가사를 쓴 것도 크리스티나입니다. 라파엘 전파(Raphael前派)의 핵심 인물로 화가이자 시인인 단테이 게이브리얼 로세티(Dante Gabriel)는 그녀의 오빠이기도 합니다. 크리스티나의 시는 버지니아 울프, 제라드 맨리 홉킨스 등과 같은 작가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술과 문학은 남자의 세계로 인식되던 시대. 브론테 자매(The Brontë Sisters)는 남자 이름으로 그들의 첫 책 「시집(Poem)」을 냈고, 메리 앤 에반스(M. A. Evans) 역시 조지 엘리엇이라는 필명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힘든 시기가 지나고 사정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이 자신의 문학적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는 쉽지 않은 시대였습니다. 그럼에도 당당히 자신의 시적 재능을 펼쳐 영미 문학계를 놀라게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 사람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었습니다. 이 훌륭한 시인이자 용감한 여인의 뒤를 잇는 사람이라며 다시 한 번 문학계를 일깨운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크리스티나 로세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