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 ‘트랜스라틴’ 총서의 네번째 책. 아르헨티나 출신의 문화연구 석학 네스토르 가르시아 칸클리니의 책으로, 문화적 ‘혼종성’을 라틴아메리카 현실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개념화하여 문화연구의 지평을 넓힌 역작으로 꼽힌다. 가르시아 칸클리니는 이 책에서 라틴아메리카의 근대가 전통적 요소와 근대적 요소가 혼종적으로 얽힌 다시간성을 가질 뿐 아니라, 계급적으로도 복합적인 상호의존과 갈등관계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서구의 근대 문화이론이 가정하는 선형적 역사관과 계급적 이분법의 논리에 대한 비판을 함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혼종성’ 개념은 비서구 지역의 근대성 논의를 위한 이론적 주춧돌로 기능할 뿐 아니라, 근대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문화정치적 사유의 가능성을 촉발할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