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과 역사,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페이퍼 로드! 종이의 탄생과 보급, 진화, 미래의 종이까지 한눈에 살펴보는 『종이의 역사』. 탐사보도로 명성을 얻고, 책과 종이, 문자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는 저널리스트 출신 저자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가 발로 누빈 종이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 종이가 어떤 구실을 해 왔는지 재미있게 풀어내었다. 저자는 2000년 전 종이가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한 중국부터 종이를 만드는 장인, 제지 기업과 공장, 종이 수집가, 예술가, 위인들의 종이 활용 및 다양한 종이를 소장한 박물관, 도서관 등을 소개한다. 종이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 위에 문자, 그림 등이 다양하게 기록됨으로써 가치를 만들어내고 세계사의 여러 장면들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종이 덕분에 지성이 꽃피운 이슬람 세계, 레오나르도 다 빈치, 토머스 에디슨, 베토벤의 머릿속 그림을 엿볼 수 있는 작업노트 등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9.11 테러의 증인으로 남은 종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행기가 충돌한 순간 희생자들이 남긴 구조 요청 쪽지, 신분증, 각종 서류, 사진 등의 종이 비가 내렸다고 한다. 가슴이 먹먹한 이 일화를 통해 종이에 의존한 현대의 노동습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