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에서 시작한 〈불량엄마의 과학수다〉 시리즈가 '지구과학'편을 거쳐 '화학'에까지 이르렀다. 아마도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그림 그리는 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이 작업의 큰 동력이라고 여겨진다. 더불어 과학을 여전히 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또한 탄소라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시선, 화학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꼭 한번은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우리는 화학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화학 물질 없이는 살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화학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화학 물질로 인한 위험성보다 더 큰 위험성, 인간 사회가 만들어내는 위험성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화학 물질이든 인위적으로 합성한 화학 물질이든 인류는 그걸 안전하고 유용하게 쓸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위험한 화학 물질들로 인한 큰 사고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걸 이용해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리고 그런 사회적 위험성을 걸러내지 못한 제도의 문제였다. 그러니 화학 물질의 위험성을 잘 걸러낼 수 있는 우리들의 생각과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