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건축 자체로 사유하다! 한국 건축계의 큰 스승으로 꼽혀온 김광현의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작가주의가 만연하는 한국 건축계에 종종 날카로운 비판을 던져왔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건축물을 단지 감상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짓는 인간으로서의 능동적 본성을 회복하도록 돕고자 한다. ‘건축’이라는 말 속에는 아주 오래된 고정관념이 내포되어 있다. 건축은 건물과 다르다는 것, 건축은 예술작품이자 인문적 사유의 소산이라는 것, 평범한 주택이나 획일적인 아파트나 경박한 쇼핑몰 따위는 건축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건축과 건물을 구분하는 것은 인간이냐 사람이냐 구분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잘라 말한다. 건축이 특정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면서 내 몸이 거주하는 공간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며, 무엇이 좋은 건축인지 분별해내는 판단력마저 상실해버렸다고 이야기하면서 이 책을 통해 원시주거에서 현대의 첨단건물에 이르는 긴 세월 동안 여전히 변하지 않는 건축의 정신과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이 시대의 건축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