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정 중요민속문화재 가운데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특색을 잘 보여 주는 집을 지역별, 시대별, 형식별로 종합하여 70건을 선정하고, 주로 해당 가옥의 면모를 담은 사진을 중심으로 간략한 역사와 특징을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참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즉 전통가옥의 원형을 기록한 ‘우리 시대의 한옥 도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역적으로는 서울, 경기, 강원, 충청, 대구, 경상, 전라, 제주 등을 아우르고 있으며, 시기적으로는 조선 초인 1450년(세종 32년)에 건립된 경북 봉화의 쌍벽당으로부터 조선 말인 1885년(고종 22년)에 건립된 충북 충주의 윤민걸 가옥과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건립된 전남 무안의 나상열 가옥, 그리고 가장 최근의 것으로는 해방 후 1947년에 건립된 경북 청송의 창양동 후송당까지, 약 칠백 년간에 걸친 전국의 전통가옥을 고르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문화재를 전문으로 다뤄 온 서헌강과 주병수 사진가가 2007년에서 2008년 사이에 찍은 것이다. 서헌강은 문화재 촬영 중 ‘민속’과 관계된 촬영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전통가옥은 “대부분 흑갈색조를 띠며 스스로 움츠려 있어… 그 녀석들을 빛으로 달래고 카메라 테크닉으로 어르면서 움츠렸던 가슴을 펴게 하면 그제야 서서히 얼굴을 내민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우리 전통가옥의 얼굴들을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살려내었다. 한편,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그 밖의 중요민속문화재 가옥들은 책 끝 ‘부록 1’에 대표적인 사진 한 장으로 보여 주는 목록으로 처리했으며, 전통가옥 또는 전통건축 공간에서의 사람들과 삶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일부라도 보여 주기 위해, 전통 공간에서 행해지는 제례 풍경 사진들을 ‘부록 2’로 수록했다. 이는, 이 공간들이 박제화한 곳이 아니라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