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인문학자 에라스무스는 평생을 바친 고전 강독의 결실을 《격언집》에 고스란히 담아놓았다. 보기에는 단순히 격언을 모아놓은 선집이지만, 《격언집》의 모태가 에라스무스의 초기 저작 《야만에 대항함 Antibarbari》이라는 사실은 이 격언집의 성격을 되돌아보게 한다. 즉 《격언집》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자신이 속한 세계를 돌아보게 하여, 자기 안팎에 자리 잡은 야만을 잘라버리고 거기에 인문주의의 토대를 놓으려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격언집》은 《격언 모음집 Collectanea Adagiorum》이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이 책이 1500년 파리에서 최초로 출판된 이후,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저자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이후 에라스무스는 평생에 걸쳐 여러 번의 개정 증보를 하였고, 이 책은 유럽 최고의 격언 모음집이 된다. 1508년 베네치아에서 출판된 판본은 상당히 증보된 형태였고, 격언과 속담에 담긴 고대인들의 정신을 읽어낸다는 《격언집》의 성격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