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전혀 없는 나라. 학비와 병원비가 공짜인 나라. 끼니는 모두 다 외식으로 해결되는 나라. 아무도 일하지 않는 나라. 그러나 모두가 부자인 나라. 바다에서 생활하는 커다란 새, 앨버트로스의 똥이 쌓여 생겨난 태평양의 작은 섬과 그 섬 위에 세워진 나우루 공화국의 실화를 담은 책이다. 이 섬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1968년 나우루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새똥은 인광석이라는 귀중한 자원이 되었고, 비료의 원료가 되는 풍부한 인광석을 팔아 나라는 큰 부자가 되었다. 이익은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졌다. 결혼하면 나라에서 제공하는 집에 들어가 살았고, 교육비, 병원비는 물론 세금과 공공요금도 내지 않았다. '일해서 돈을 벌지 않아도'되는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인광석 매장량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세계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나태한 이 나라에 재정 위기가 닥친다. 자산운용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는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급기야는 초유의 국가실종사태까지 벌어진다. 이 책은 인광석이 가져다 준 부와 그 부로 인해 몰락한 나우루 공화국의 삶과 문화를 간결한 글과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100년 사이에 이 섬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정치란 과연 무엇일까? 자원이란? 우리에게 노동이란 무엇일까?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진정한 조건을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한 편의 우화 같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