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윤대녕을 읽다! 진지한 주제 의식과 고도로 정제된 시적 문체,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윤대녕 장편소설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한국사회의 중추를 담당하는 386세대의 과거를 재구성하는데 중점을 둔 이 소설은 1962년생 81학번 사내의 지난 이십여 년에 대한 고백임과 동시에 아홉 살 연하의 여자가 그저 주말마다 함께 밥을 먹는 모호한 관계에서 연인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현장에서 우연처럼 만난 그들은 내·외부에서 받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매개로 갖가지 문답과 여행으로 서로를 달래간다. 윤대녕 소설 특유의 리얼리티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