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속에 숨겨진 긴 이야기! 세세한 문체로 감성적 작품을 발표해온 소설가 신경숙과 한국현대사진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온 사진작가 구본창의 사진이 만난 포토 에세이 『자거라, 네 슬픔아』. 2003년 5월부터 7월까지 [문화일보]에 연재한 글을 다듬어 수록하고 있다. 아울러 연재되지 않은 글도 담아냈다. 이 책은 신경숙이 구본창의 사진을 보며 자신의 아련하고 소소한 추억을 고백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연꽃을 든 손을 찍은 사진을 보고는, 아름다움을 멀리하는 것처럼 보여왔던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향한 순박한 화려함을 기억해내는 등 신경숙의 추억은 구본창의 사진 속에서 생생하게 묘사되어진다. 이처럼 누군가 자다가 일어나 흐트러진 이불, 기차 안에서 바라본 기찻길, 비밀을 엿보듯 살짝 젖혀진 커튼의 틈으로 보이는 고양이 등 짧은 순간을 찍어낸 구본창의 사진을 보며 신경숙은 특유의 잔잔한 슬픔이 머문 문체로 소녀 시절의 이야기부터 문단 지인의 이야기까지 엮어내고 있다. 신경숙과 구본창의 감성이 서로 공존하여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포토에세이다. 전체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