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참 좋아 시리즈 17권. 똥이 제값을 하던 시절에 똥 때문에 곤경을 치르고 똥 덕분에 쑥쑥 자라는 오누이 이야기이다. 여섯 살 난 오빠 동이는 얼굴도 호박처럼 둥글둥글 성격도 호박처럼 둥글둥글하다. 호박, 호박, 동네 아이들이 놀려도 벌쭉벌쭉 웃기만 한다. 네 살 난 동생 동순이는 얼굴은 애호박처럼 곱다란데 툭하면 잉잉 우는 울보이다. 누가 눈만 크게 부릅떠도 잉잉 울어댄다. 어느 심심한 봄날, 오누이는 마실을 나갔다가 하필이면 무섭기로 소문난 호통 아저씨와 딱 마주친다. 아저씨는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소리로 오누이를 불러 세우고는 뜬금없이 똥 타령이다. “보자, 누구 똥이 좋을까? 동순아, 아침 많이 먹었니야? 아침 많이 먹었으문 배 안에 똥도 많이 찼겄네?” 하고 말이다. 그러고는 느닷없이 밭가에 파 놓은 구덩이에다 똥을 싸라고 한다. 똥이 푸짐하면 푸짐할수록 좋다고 하는데…. 호통 아저씨는 오누이 똥으로 대체 뭘 하려는 걸까? 세 주인공의 꾸밈없는 표정과 몸짓은 이들을 친구나 이웃처럼 친근하게 느끼도록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