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마루는 미녀 앞에 놓인 수급을 부러워했다. 심지어 그는 수급한테 질투가 났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질투의 성질이나 부럽다고 하는 말의 의미인데, 이 여자에게 머리단장을 받거나 그 잔혹한 미소를 머금은 눈으로 바라보아지는 일만이 부럽지는 않았다. 죽어서 수급이 되어 추하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띤 채로 그녀 손에 희롱당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려면 필수적으로 수급이 되어야 했다. 살아서 그녀 곁에 있는 상상은 전혀 즐겁지 않았지만 만약 자신이 저런 수급이 되어 그녀의 매력 앞에 놓인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조차 안 되었다. 소년은 이 모순으로 충만한 기이한 공상이 뇌리에 떠올라, 그것이 자신에게 무한의 쾌감을 주는 데에 스스로 놀라고 의심하기까지 했다. 마음 깊은 곳에 자신의 의지가 전혀 미치지 않는 별도의 심연 같은 우물이 있고, 이제 그 뚜껑이 갑자기 열려 버렸다.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