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 나는 지금…… 살아 있다.’ 시간이……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와의 모든 일이 시작되기 전으로. 과거로 돌아왔다.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고민했지만 답이 나올 리 만무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었고, 지금 그에겐 왜 이렇게 됐느냐는 답이 없는 고민을 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죽기 전 자신의 모습에 대한 의문이었다. 대체 왜 그녀의 말에 자신은 이유도 없이 따르고만 있었던 걸까? 사랑? 정말 사랑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왜 자신은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그녀의 모든 말을 따르고만 있었던 것일까. 문제는 그 당시 자기 자신 역시 이상하다 여기면서도 왜 그러고 있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조차 하기 힘들었다는 거다. 의문은 가지면서도 생각을 이어 가지 못했던 그때와 지금은 엄연히 달랐다. 그 당시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의문이 머리를 가득 채워 왔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