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저지른 비참한 현실을 맘 굳게 먹고 이겨내려는 상상력 넘치는 난민 소년의 파란만장 여행 이야기 내 이름은 나즈. 엄마 아빠와 헤어져 전쟁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신밧드의 모험』 속 신밧드처럼 나도 일곱 번의 여행을 했지. 국경을 넘기까지 말이야. 바람이 세차게 부는 속에 수많은 천막이 쳐진 곳, 그곳이 나의 첫 번째 여행지였어. 끝없는 사막을 버스로 내달렸던 게 내 두 번째 여행길이고, 눈 쌓인 험한 산에서 늑대를 만나 정신없이 도망쳤던 게 내 세 번째 여행길, 항구 근처의 대도시에서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지냈던 게 나의 네 번째 여행이야. 해양 경찰을 피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 검은 파도 속에 풍덩 빠졌던 다섯 번째 여행, 양을 실은 화물 기차를 타고 갔던 별게 없던 여섯 번째 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처음 보는 가족에 휩쓸려 얼렁뚱땅 국경을 넘었던 일곱 번째 여행까지. 이 여행이 끝나면 나는, 전쟁 없는 곳에서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나 해피엔딩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