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이레는 엄마가 둘이다. 이레를 배 속에서 키워준 엄마와, 지금 이레와 함께 살고 있는 엄마까지. 이렇게 두 명이다. 이레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이레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특별하거나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레는 잠시 상상에 빠져본다. ‘나를 낳아준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커다란 기관차를 운전하는 기관사일까? 만능 정비사일까? 혹시 멋진 모델이진 않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상냥한 천사인 건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러던 중 이레는 그만 발을 헛디뎌 넘어지게 된다. 그때, 이레를 일으켜주는 건 지금의 엄마이다. 엄마는 이레가 다친 건 아닌지 걱정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준다. 엄마가 해준 제일 좋아하는 짜장밥을 먹으면서 이레는 벅차오르는 행복을 느낀다. 정설희 작가는 이레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현재 이레를 둘러싼 기쁨과 사랑을 정감 있는 그림체를 통해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입양을 배경으로 그려진 작품이지만, 이레의 이야기는 이혼이나 재혼 가정, 또는 다문화 가정 등 또 다른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그림책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