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 시리즈 3권. 수업도 자기 마음대로이고, 말도 거침없이 하고, 시시때때로 친구들을 괴롭히는 여우는 숲 속 마을에서 가장 예의 없는 아이다. 여우의 또 다른 이름은 ‘장난꾸러기 여우 녀석’이다. 여우가 왜 예의가 없고, 왜 자랑하고 뽐내는 아이들을 못 견뎌 하고, 왜 자존심을 건드리면 참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여우에게 자꾸만 졸졸 따라다니는 토끼가 나타났다. “뭘 봐! 왜 귀찮게 따라다녀!” 퉁명스레 쏘아붙이는 여우에게 토끼는 항상 “봐도 돼?”라고 물을 뿐이다. 토끼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고 소심한 아이이다. 말로 자기를 표현하기보다 크고 맑은 두 눈으로 이야기하고, 상대의 마음을 읽는다.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토끼의 눈에는 여우의 장난이 멋있어 보이고 당당해 보인다. 그리고 여우의 장난은 나쁜 마음이 아니라, 누군가가 봐 주길 바라는 두드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아이는 어느새 서로의 마음을 “보기” 시작하고, “보여 주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