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사자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통해, 깊이 있는 삶의 질문들을 던지는 그림책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신뢰’라는 단어를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그 뜻과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도록 한다. 작가는 서로의 목숨을 걸고 맞서는 소년과 사자 이야기라는 긴박한 내용과 어울리게, 검은 아크릴 물감을 묻힌 큰 붓으로 야쿠바와 사자의 모습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사자들의 왕인 키부에가 오랜 가뭄 끝에 먹이를 찾아 마을에 내려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물소를 지켜야 하는 야쿠바와 사자들에게 먹잇감을 가져가야 하는 키부에. 어쩔 수 없는 결투가 시작되고, 둘은 밤새도록 싸운다. 하지만 사자는 발톱을 세우지 않고, 야쿠바의 창은 사자의 옆구리를 겨냥할 뿐인데…. ‘설명이 필요 없이 서로를 알아보는 관계란 어떤 것일까?’, ‘목숨을 내어 줄 만큼 상대를 신뢰할 수 있는가?’, ‘굶주림에 지칠지언정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일까?’ 등……. 그림책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먹먹한 감동과 함께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여러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