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맹 절강 분타. 분타 앞에 위치한 너른 평지와 서호(西湖)가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전각의 오층. 이른 아침이지만 명숙들이 모여 있었다. 팽씨세가의 가주와 개방주 황걸, 남궁세가의 검학자 장로와 소림의 무현 대사. 그들은 창을 통해 목도한, 서호를 칼로 가르는 천마검의 신위에 눈을 부릅뜨며 신음을 흘렸다. 팽가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으음…… 놀랍군요. 빙봉이 초빙한 고수가 대단하다더니,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허어, 참, 저 정도 되는 인물이 어찌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을까?” 무현 대사와 황걸 개방주도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문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의 표정이 들뜨기 시작했다. 어쨌든 저런 초고수의 합류는 사기 진작뿐만 아니라 전력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무현 대사와 황걸은 며칠 전에야 합류했는데, 그 이유는 남궁세가와 비슷했다. 무림맹 총타의 제갈천 총군사와 십천백지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