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에 대한 철학적 과정을 대화로 푼 책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철학 입문서와 성격이 다르다. 철학을 둘러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이 어떤 성격의 사유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소한 것에 질문을 던지며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철학자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도 않고, 철학 이론의 명칭도 나오지 않으며, 철학적인 어휘도 구사하지 않는다. 그저 경쾌하면서 유머가 섞인 대화를 통해 철학이라는 앎이 지닌 본질을 전해준다. 철학은 논리의 학문이고, 정교한 논증을 따라가기란 버겁고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책 속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대화를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생각하는 힘이 자라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쉽고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우리는 비트겐슈타인, 흄, 소쉬르 등 철학 깡패들의 사상을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세상과 인간 삶의 근원적인 문제에까지 생각을 이끌어 감으로써, 철학은 영혼의 힘을 키워 삶과 세상에 대한 혜안으로 이끄는 '정신의 운동'임을 깨닫게 해준다. 신산스러운 현실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 얄팍한 지식보다 삶을 제대로 살게 해주는 지혜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는 철학이다. 철학의 근육을 키우고 싶은 입문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