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으로 등단하여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배한봉 시인의 『주남지의 새들』이 시작시인선 231번으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그동안 배한봉 시인이 지향해온 시적 특성을 발전적으로 이어받았다. 여전히 시인은 자신이 거주하는 자연 공간을 배경으로 그곳에서의 인간다운 참살이가 무엇인지를 시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생태적 언어가 더욱 정교해지고 우주적 상상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생태시인으로서의 시적 자의식이 빈도 높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의 생태적 삶에 관한 이야기가 적잖이 등장한다는 점도 이전의 시집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생태시의 자장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배한봉 시인의 일관된 시심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