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상하관계가 아닌 라이벌로 재회한 두 사내! 일본 경찰소설의 3대 명장으로 추앙받는 사사키 조가 아버지에서 아들로, 다시 손자로 이어지는 경관 삼대의 긍지와 삶을 유장한 서사로 완성한 걸작 미스터리 《경관의 피》. 『경관의 조건』은 그로부터 9년 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손자 ‘안조 가즈야’에 초점을 맞춘 이번 작품은 2009년 일본 사회를 발칵 뒤엎었던 유명 연예인 각성제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경찰의 조직개편 스토리를 에피소드 틈틈이 녹여냈기에 경찰 내부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들이 다루는 사건 또한 리얼리티가 넘친다. 경찰조직과 범죄조직을 넘나드는 특유의 친화력과 융통성을 무기로 경시청 내 최고의 성과를 거둔 전설의 경찰 ‘가가야 히토시’! 하지만 그에게도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지방공무원 월급으로는 절대 감당하지 못할 고급 맨션에 사는 것은 물론이요, 조폭에게 뒷돈이라도 받는지 외제차까지 굴린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라 했던가. 뜨거운 동지애를 나누며 내심 아끼던 후배 ‘안조 가즈야’의 내부고발에 의해 가가야는 결국 경찰조직에서 쫓겨난다. 한편, 가즈야는 상사를 팔아넘겼다는 차가운 시선 앞에 괴로울 때도 있지만, 정의감을 벗 삼아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삼대 째 경관의 길을 걷는다. 가가야가 면직되고 구 년 후, 마약시장의 판도가 바뀌면서 경시청에 극심한 혼란이 찾아온다.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던 도쿄 밤거리가 술렁이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살인사건까지 발생한 것이다. 가즈야는 조직범죄대책부 1과 2대책계를 맡아 동분서주하지만 한번 전복된 도시는 잠잠해질 줄 모른다. 결국 상부에서는 가가야의 복직을 통해 혼란을 해결하려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