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미와 성, 종교, 학교, 소비, 여성성, 대중음악, TV 등으로, 살면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구성 요소들이다. 말하자면, 저자는 일상적 삶의 단편들 하나하나가 이데올로기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언어학과 기호학을 전공한 저자에 따르면, 심지어 언어조차 이데올로기다. 영어에 대한 광신적 태도가 그렇다. 이데올로기는 해방의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그로부터 벗어나는 자만이 ‘해방’을 맛볼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이 자신의 “자유를 위한 투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무식하고 변덕스러운 것인지 조금이나마 공감할 것이다. 그런 공감이 형성되면 우리가 죽자 살자 매달리는 가치관도 별게 아니라는 사실도 조금은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찰리 채플린이 말했듯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우리 몸에 각인되었는지를 반드시 지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직도 믿는 게 있다면 바로 이런 방법만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히 말하건대, 이 책은 자유를 위한 나의 작은 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앎’을 전제로 비로소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