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업은 1843년 헌종 9년에 태어났다. 조선 말 헌종, 철종 시대는 세도 정치가 계속되면서 탐관오리들이 들끓어 백성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부모가 있는 아이들도 헐벗고 굶주려야 했는데, 어려서 고아가 된 장승업은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맨몸으로 버텨 내야 했다. 어린 시절에 사랑을 못 받고 커서일까, 어른이 된 장승업은 가정도 제대로 꾸리지 못했다. 마흔이 넘어 결혼을 했으나, 하룻밤을 자고 난 후 다시는 부인을 보지 않았다고 전한다. 평범한 결혼 생활을 하기에는 가슴속의 고독이 너무 컸는지도 모른다. 부모도 아내도 자식도 없이 쓸쓸하게 한평생을 보내야 했던 장승업에게는 그림만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