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남자를 사랑해야 하는 운명으로 한 남자만 사랑하다! 조선을 매혹한 여인 매창의 삶과 사랑을 그린 윤지강의 소설 『기생 매창』. 개성의 황진이, 성천의 김부용과 함께 조선의 3대 명기로 꼽히는 매창. 작가는 시와 노래, 거문고 연주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매창을 기억하며, 신분과 성별에 엄격했던 조선시대에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향기롭게 살고자 했던 그녀의 의지를 오롯이 되살려냈다. 문인들의 시정을 불러일으킨 기생 매창과 그녀가 유일하게 온전히 사랑했던 천민 유희경, 짧은 만남이었지만 평생 애달프게 이어졌던 그들의 사랑이 펼쳐진다. 이 소설은 매창의 《이화우》가 유희경을 그리워해 지은 시라는 《가곡원류》의 한 줄 기록에서 시작되었다. 얼마 남지 않은 죽음을 예감한 매창이 평생 마음에 품었던 유희경에게 전하는 연서나 다름없는 미완성 행록을 남겼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하여,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고결하게 피어난 사랑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매창과 유희경이 시대적인 상황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감춰야 했던 사랑 이야기와 함께, 조선시대에 ‘기생’으로 살았던 여자 매창의 내면까지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