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아름다움을 넘어선 추상 미술의 극치 보자기는 생활 속에서 실용적으로 쓰였지만, 우리 민족의 미적 감각이 오롯이 드러나는 예술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쓰다 남은 작은 천 조각을 이어 붙여 아름답게 표현한 조각보는 도자기, 민화와 함께 한국의 3대 문화 예술품으로 꼽히기도 해요. 시인 김춘수는 시 ‘보자기 찬(讚)’에서 조각보가 서양화가 몬드리안이나 클레의 그림보다 아름답다고 썼어요. 한국의 평범한 여인들이 유럽의 유명 화가보다 훨씬 앞서 추상 미술을 했던 거예요. 보자기에 봉황이나 새, 꽃, 나비 등을 조금씩 변형시켜 아름답게 수를 놓은 수보에서도 선조들의 예술 감각을 볼 수 있어요. 또, 보자기에 긴 끈을 달아 묶을 수 있게도 했는데, 마치 하늘을 나는 연 꼬리처럼 참 멋스럽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