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매클레인의 장편소설. 폴라 매클레인은 헤밍웨이가 쓴 1920년대 파리 시절에 대한 회고록 <해마다 날짜가 바뀌는 축제(A Moveable Feast)>를 읽다가 해들리 엘리자베스 리처드슨을 두고 말한 대목, "해들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를 마주친 것이 계기가 되어 그 후 해들리에 대한 전기 작품을 읽기 시작했고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헤밍웨이와 파리의 아내>는 헤밍웨이가 첫 번째 아내 해들리를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해 폴린 파이퍼와 두 번째 결혼을 하는 때까지, 1921년에서 1927년까지를 다룬다. 해들리를 일인칭 화자로 내세움으로써 헤밍웨이의 가장 가까운 진면목에 육박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 이 시기는 바야흐로 헤밍웨이의 견습 시절이기 때문에 헤밍웨이가 소설가로 입신하는 좁은 문의 실체와 문학청년이 겪는 환골탈태의 노력이 진지하게 그려진다. 실제 작품은 해들리와 이혼한 뒤의 헤밍웨이의 삶은 송두리째 지나쳐 가며 맨 마지막 순간, 헤밍웨이가 자살 직전에 해들리에게 전화를 걸어 둘이 함께한 초년고생을 그리워하는 장면으로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