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죽은듯 고요한 학교는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는 순간 기지개를 켠다. 복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야기꽃을 피우는 아이들, 여느 교실과 똑같은 쉬는 시간의 풍경이다. 수업 시간 종이 칠 때까지 짧은 쉬는 시간 동안 일어난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선생님, 여기요! 김귀휘가 죽었어요!"교실 앞쪽에 까불이 김귀휘가 엎어져 있고 뚜라미 윤재용이 선생님에게 소리를 친다. 말썽꾸러기들에게 이골이 난 선생님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알아서 처리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밖으로 나간다. "얘들아, 우리 반 김귀휘가 죽었어! 선생님이 모래밭에 파묻어 주래!"운동장은 드넓은 들판으로 변한다. 아이들은 징검다리를 건너 남 그늘에서 잠시 쉬기도 하고, 앞니 빠진 호랑이도 만난다. 그러나, 아쉽게도 수업종이 울리고, 아이들은 얼굴을 찡그리며 놀이판에서 현실의 운동장과 교실로 돌아온다. 짧고 웃음이 묻어나는 문장으로 아이들의 일상과 놀이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