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이래 오 년 간격으로 세 권의 시집을 발표해온 정한용 시인이 오랜 만에 문학동네에서 새 시집 『흰 꽃』을 펴냈다. 초기 시집에서 냉소적이고 거칠게 느껴지던 고통과 상처의 시어들은 유순해지고, 시인의 시선이 머무는 생의 형상들은 더욱 다양해졌다. 이러한 변모가 단지 세월 탓만은 아닐 것이다. 한 해가 넘도록 한 편의 시도 쓰지 못한 채 “텅 빈 속절없음이 지속”(「간다, 봄」)되기도 했다는 고백과 칠 년이라는 긴 공백기, 그리고 아이오와대 국제창작 프로그램 참가와 ‘빈 터’ 대표 활동 등 시인의 경험들을 생각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