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현대시사상」으로 등단한 김신용의 시집. 2006년 작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가장 좋은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한 '도장골 시편'연작은 도시빈민층의 삶에서 벗어난 그의 새로운 시작(詩作)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시절 가난에 떠밀려 상경을 한 후 양동시장에서 지게꾼으로 도시빈민층의 생을 살며 문학에 눈뜬 그에게 시는 생활고를 견디게 하는 마취제와 같았다. 그리하여 그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실존적 고통을 그대로 수용한 섬뜩함이 내포되어 있다. 이번 시집은 인간을 치유하는 자연의 숨결이 배어들어, 기존의 강렬한 이미지보다 부드럽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