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비닐봉지가 꾸는 꿈 이야기를 그린 동화. 전봇대 뒤에서 까만 비닐봉지 하나가 얼굴을 내민다. 은행알들과 꽃들도, 풀들도 모두 자기들끼리 어울려 노는데 비닐봉지는 혼자다. 그러나 어느 틈에 슬쩍 풀잎을 향해 날아가는 비닐봉지. 풀인 척하고 조심조심 풀숲에 앉지만 풀들이 그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 가만히 바람이 불어오자 풀들이 비닐봉지에게 손짓을 한다. 간질간질 톡톡, 비닐봉지는 풀이랑 신나게 바람을 탄다. 그리고 하늘로 둥실 떠올라 전봇대만큼 높이 올라간 비닐봉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햇살에 눈이 부신다. 멀리서 다시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 비닐봉지는 어디로 떠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