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적인 선과 색조로 현대 회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우리가 위대한 인물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훌륭하고 모범적인 성장기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항상 예민하고, 외로움을 타는 위태위태하고 걱정스러운 모습이다. 미술 작품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일에 격분하여 일하던 구필 상회에서 해고당한 것이나 벨기에 보리나주 탄광촌으로 가 탄광 노동자들의 삶을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는 모습 등 그가 겪은 수많은 실패, 불행한 이웃에 대한 동정과 사랑은 그가 자연을 온전하게 바라보고 자연과 교감하며 마음에서 우러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였다. 또한 평생의 후원자 동생 테오나 고흐 말년의 친구 가셰 박사 등 고흐를 믿어주고 끝까지 사랑한 사람들은 고흐가 사는 동안 큰 힘이 돼주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기까지 길지 않은 인생을 불꽃처럼 살다 간 화가 반 고흐가 겪은 고난과 역경이 코끝 찡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고흐가 그린 그림들로 고흐의 삶과 화풍 변화를 엿보게 하는 ‘작품으로 보는 고흐의 삶’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