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 설화 중에서도 이야기가 재미있고 그에 반영된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것들을 골라 그 특징이 잘 살도록 다시 씀으로써 역사나 사상의 어떤 문헌에 담긴 것보다 더 깊은 뜻과 생생한 생활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실상 우리 옛이야기는 ‘전래동화’로 수용되거나 유아용 그림책으로만 소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옛이야기들은 극단적으로 축약, 희화화되거나 지나치게 교훈을 강조하여 이야기의 재미가 왜곡되기 십상이었다. 백성을 수탈하는 관리들에 맞서는 방법은 칼을 드는 것이 아니라 골탕을 먹이는 것이다. 좋은 묏자리를 빼앗으려는 대감을 짐짓 무지를 가장한 꼬마가 겁주는 장면 (1권 「명당자리와 옥새」), 욕심 많은 호랑이가 자기보다 덩치가 한참 작은 두꺼비의 꾀에 넘어가는 이야기(1권 「호랑이가 두꺼비 골탕 먹이려다」)는 힘과 돈 대신 기지와 웃음으로 현실에 맞선 민중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