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 년 전, 미국의 뉴욕 허드슨에 멀지 않은 곳 컬럼비아 군 산악지대에 살았던 바구니 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그려낸 그림동화.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받았던 바버라 쿠니가 그림을 그렸다. 이야기는 그 산골마을에서 바구니 짜는 생활을 하는 한 가정의 여덟살 난 아이의 기다림으로 시작한다. 한달에 한번 '바구니 달'이라고 이야기하는 보름 날, 아이의 아버지는 이때껏 짠 바구니를 어깨에 들러메고 허드슨으로 나간다. 아이는 도회지 허드슨에 가보는 것이 정말 소원이다. 도회지 갈 날만을 기다리며, 아이는 바구니 짜는 과정을 하나씩 눈여겨본다. 그런데 바구니를 짜는 어른들은 나무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홉살이 되자, 아이는 드디어 아버지를 따라 허드슨에 나간다. 기대에 부풀어 간 도회지에서 들은 말은 '산골짝 촌뜨기들'.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이제 더 이상 바구니들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단지 '산골짝 촌뜨기들'이라는 모욕감만 더해줄 뿐. 아이의 허망해진 마음을 알고 위로하러 온 동네 아저씨가 들려준 말들, 그리고 한껏 마주치게된 바람, 바람은 마치 아이의 마음을 아는듯이 아이의 몸을 감싼다. 그리고 바람과 나무가 전해주는 말을 아이는 비로소 듣는다. 바구니짜는 일이 가진 소중함을 깨달아가면서. 부드러운 초록빛과 차분하면서도 한숨이 쉬어나올만한 그림 속에서 마치 전설을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아이의 투박하면서도 절실한 눈빛, 그리고 대화하는 듯한 숲속의 광경은 가히 절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