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 가 2006년 제1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무허가 옥탑방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13살 난 소년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작품이다. 뉴타운으로 발전해가는 도시 이면의 고독과 침묵 위로, 사춘기 소년의 가슴 아린 체험들이 새겨진다. 주인공 '나'는 중학교에 입학을 앞둔 열세 살 남자아이. 건물을 발파해체하는 일을 하다가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집에서 드라마광이 된 아버지, 트럭을 몰다가 포장마차를 하는 엄마,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형과 함께 청운연립 옥상에서 산다. 초등학교 마지막 방학 첫날, '나'는 옥상에서 눈 위를 가르는 여우를 목격한다. 밤무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며 산에 사는 노인만이 여우가 나타났다는 '나'의 말을 믿어준다. 가슴 속에 은빛 여우 한 마리를 키우며, '나'는 세상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비밀들을 하나씩 알아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