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가을, 일제의 침탈로 국운이 기울어지던 시기, 함경북도 한 시골에 살고 있는 창호네는 백두산 너머 청국으로 옮겨가 내두산이라는 마을에 정착한다. 그곳에서 막내동생 창선이가 앓기 시작하자 이웃집 이운이는 엄마가 소중히 간직하는 사과를 한 알씩 꺼내준다. 마지막 사과를 다 먹고 난 후 창호는 사과 씨를 심어보며 사과나무를 키워낼 희망에 부풀지만 만주의 척박한 땅에선 사과나무가 자랄 수 없다. 국내에 출간 되었던 전작 를 통해 중국인에게 노예로 팔려온 여자아이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저자 리혜선은 이제 조선족의 쓰라린 과거사를 이야기한다. 조선족 이주 역사 백여 년을 상징하는 과일 '사과배'와 아이들을 통해 우리가 자주 잊고 사는 '같은 민족'의 숨소리를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