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 설화 중에서도 이야기가 재미있고 그에 반영된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것들을 골라 그 특징이 잘 살도록 다시 씀으로써 역사나 사상의 어떤 문헌에 담긴 것보다 더 깊은 뜻과 생생한 생활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실상 우리 옛이야기는 ‘전래동화’로 수용되거나 유아용 그림책으로만 소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옛이야기들은 극단적으로 축약, 희화화되거나 지나치게 교훈을 강조하여 이야기의 재미가 왜곡되기 십상이었다. 우리 옛이야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험한 다툼과 잔인한 살육 대신 재치와 해학으로 갈등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시골 거지가 도깨비 덕을 보는 이야기(6권 「도깨비 만나 결혼하고 부자 되고」), 마음 착한 나무꾼이 기억력 나쁜 도깨비 덕에 부자가 되는 이야기(6권 「도깨비가 빚을 갚고 또 갚고」) 등 친근하고 장난기 많은 도깨비 이야기는 우리 문화의 한 원형을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한국 설화의 특징과 맛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이야기를 고루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