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바로는 송도가 조선팔도의 돈과 물자의 중심지라면, 전처만 영감은 청국과 일본을 초함한 좀더 넓은 세상의 돈과 물자의 보이지 않는 줄을 당겼다 늦췄다 할 수 있는 중심인물이었다. 전처만 영감이 종상이를 미워하면서도 아꼈듯이, 종상이 역시 전처만을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했다. 그의 최종의 목표는 전영감만큼 되는 거였다.] 박완서 소설 전집, 제 12 권, 상. 박완서 소설가는 [여성동아]의 공모전에 장편 소설 이 당선되어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등단(1970년)하였다. 또한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우리나라 소설계에 자신의 위치를 확립한 박완서 소설가는 특유의 신랄한 시선으로 인간의 내밀한 갈등과 그 갈등의 기미를 포착하여 삶의 진상을 드러내었으며, 폭넓은 영역에서 리얼리스트의 면모를 탁월하게 견지하였다. 원제가 인 장편 소설 는 여주인공 '태임'을 중심으로 한 여성 주체의 의식과 행동을 웅숭깊게 재현하면서, 한 편의 의미 있는 여성 가족사 소설을 우리나라 소설사에 편입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