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지는 엄마, 아빠와 동생 순동이와 함께 살아간다. 한 때는 자장면 한 그릇에, 닭 한 마리에 행복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아빠가 일하던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모든 것이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아빠 대신 돈을 벌겠다며 파출부 일을 시작한 엄마는 어느 날 뺑소니 차에 치인 후 실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엄마 병원비로 모은 돈을 모두 써버린 아빠는 술을 마시고 들어와 엄마를 때리기 일쑤이다. 그러던 중 엄마가 병원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그 후 남은 세 식구가 오순도순 살아가던 것도 잠깐, 새엄마가 들어온다. 그러나 아빠는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해 손가락을 잃어버리고, 새엄마는 막내 동생을 낳고서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순지는 순동이와 간난아기 순달이를 데리고 시골 할머니네로 내려간다. 그러나 불행은 끝나지 않는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남겨준 얼마 안 되는 돈은 외삼촌이 가져가 버린다. 여러가지 서러운 일들에도 꿋꿋하려 애쓰는 열네 살 아이 순지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절망과 희망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