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잠든 사이 검은모자들은 왜 찾아올까요? 밤의 어둠과 적막은 아이들에게 공포와 불안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밤은 내일을 위해서 꼭 필요한 시간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합니다. '한밤중 한 시에 검은모자들이 찾아온다.'언뜻 보면 이 책은 유아그림책 최초의 공포그림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검은모자들이 한밤중에 찾아와 이불을 살짝 덮어 준다.'는 기발한 상상을 바탕으로 점점 풍부하고 커다란 세계를 보여 주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검은모자들은 성별과 연령, 인종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이불을 덮어 줍니다. 수상하게 나타나 아무도 모르게 일을 합니다. 예의 바르게 정장을 갖춰 입었는데 하는 일은 이불을 살짝, 아주 조금만 덮어 주는 것입니다. 사소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모자들의 일은 우주까지 넓어져 동물들이 잠든 초원을 별이 가득한 밤하늘로 덮어 줍니다. 이러한 밤의 다양하고 숨겨진 모습들을 물감으로 자유롭게 그려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