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와 컴퍼스』는 알파고가 불러온 위기로부터 인간 사유의 본질을 재규명하는 철학에세이다. 저자는 인간 사유의 두 특성을 상징하는 도구를 이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 이 세계를 좀 더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렌즈’가 어떤 이론적 사유를 상징한다면, 우리가 발견해낸 것들을 이 세계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컴퍼스’는 실천적이고 공학적인 사유를 상징한다. 저자는 그 두 사유가 조화로운 협력을 이루려면, 즉 요샛말로 성공적 ‘융합’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차이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나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다르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밑바탕에는 모두 ‘발견의 사유’가 있다. 차이보다 동질성을 염두에 두고 서로 협력할 때 새롭고 창의적이 사유가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