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시인선 46번으로 게오르크 트라클 대표 시선집 『푸른 순간, 검은 예감』이 출간되었다. 게오르크 트라클은 유럽 표현주의 대표 시인으로,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했다. 당시 유럽은 전통의 쇠락과 새로운 시작이 길항하고 있었고, 특히 오스트리아는 미술, 음악, 문학, 정신의학, 철학 등 예술과 사상의 전 분야에서 미증유의 탐험과 특이한 문화적 동요가 함께 일어나던 공간이었다. 유복한 사업가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건강하고 바른 시민의 삶에 그다지 잘 적응하지 못했던 그는 세기의 전환을 온몸으로 살아 내며 끝까지 ‘몰락하는 자’로서 노래했다. 그의 시에서는 바깥으로 발산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 깊숙이 침잠하는 고통, 우울과 전망 없음이 자연의 다채로운 색채와 음향이 뒤섞인 독특한 감각으로 구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