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두더지가 두둥실 커다란 보름달을 보고 큰 호떡을 딱 떠올렸다. 둥둥 구름 반죽 속에 달콤한 흑설탕을 넣은 우리의 대표 간식 호떡 말이다. 큰 호떡, 작은 호떡, 노릇노릇한 호떡 그리고 새까만 호떡까지, 배려심 가득한 두더지와 마음 따뜻한 개미들이 힘을 합쳐 만든 호떡은 과연 무슨 맛일까? 2020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김유경 작가는 감각적인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다정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그림책에서는 꽃무늬 스카프를 두른 푸근한 두더지와 예쁜 장화를 신은 개미들이 섬세하게 묘사되었다. 양감이 느껴지는 동물 친구들의 모습이 갓 나온 호떡처럼 달콤하고 따뜻한 이야기와 만나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수줍은 두더지에게 달콤한 호떡과 멋진 친구들이 생겼으니 어쩌면 설탕 봉지가 터진 게 오히려 더 잘된 일 같다고 말이다. 줄줄이 이어지는 호떡처럼 나쁜 일 다음에는 반드시 좋은 일들이 줄줄이 이어질 거라고 우리를 다독여 준다.